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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 교두보, 베트남을 가다Ⅲ] 베트남 시장, 흐름의 변화 제대로 파악해야

중국·대만 기업과의 경쟁 치열해지고 지역별 선호산업의 차이도 뚜렷

기사입력 | 2018-12-28 10:58:23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6~7% 정도를 기록하면서, 2%대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정도를 제외하면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안정적인 산업인프라를 확보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렇듯 베트남이 신흥 공업 국가로 신속하게 자리잡으면서, 시장의 변화도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던 2010년경에 비해 지금은 산업분야도 다양해지고 중국이나 대만 등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국가들의 기업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 SECC에서 한국기계산업진흥회와 코엑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8 베트남 국제기계산업대전(VIMAF 2018)'을 국내 매체에서는 단독으로 취재한 본보는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을 만나 현지 시장의 변화 양상과 주의할 점을 들어봤다.


중국‧대만과의 가격 격전장이 된 베트남

최근 10년 사이 베트남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중국과 대만의 기업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기존에 진출해 있던 한국 기업들이 중국 또는 대만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직포 생산기계를 수출하고 있는 삼화기공의 정충기 대리는 “예전에는 중국 제품의 이미지가 저가격‧저품질 이었는데, 요즘에는 품질도 많이 높아졌다”며, “중국산과 한국 제품의 가격 차이가 50~60%가 나다 보니 베트남 기업에서는 저가의 제품을 사서 고장이 나면 다시 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대리는 “베트남 기업과 만나 제품의 성능과 견적을 얘기해줘도 결국 가격 때문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중국기업이 AS까지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의 메리트가 많이 약해진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덕명의 안현규 과장은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들려줬다. “베트남 진출 당시에는 어려운 점이 별로 없었는데 중국이 ‘가격’을 앞세워 들어오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 안 과장은 “중국에서 OEM으로 유럽산 제품을 제조하면서 유럽산 브랜드를 낮은 가격으로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세기업 대부분, 지역적 차이와 세관 등도 민감하게 작용



앞에서도 언급했듯 베트남의 시장경제는 아직 역사가 길지 않아 제대로 된 기업이 많지 않고, 대부분 가족 기업의 형태로 이뤄진 영세기업이다. 또한, 소규모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 역시 아직 미비해 베트남 기업과 협업을 하려 하는 국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GGM의 이성훈 차장은 “거래 기업이나 대리점 형태가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신뢰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3층짜리 건물을 쓰고 있다고 해서 주소를 찾아서 가보면 3층 짜리 가정집인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하이텍의 장영찬 부사장도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베트남에는 큰 구매력이 있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잘라 말한 장 부사장은 “그나마 전통적 대기업은 재력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지만, 신흥기업이나 소상공인이 기업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로컬업체와 거래할 경우 구매력의 한계에 직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1945년 기존의 사이공(현 호치민)에서 하노이로 수도를 옮긴 바 있는 베트남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치민이 여전히 제1의 도시였으나 최근 들어 하노이에 대한 외국 기업의 진출과 투자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에 대해 YHB ECO 서상원 부장은 “삼성전자가 4년 전에 하노이에 휴대폰 공장을 설립하면서 하노이의 경제발전이 빠르게 진행됐다”며, “호치민에 있는 한국 주재원이 거주하는 대형 아파트 단지 등 흔히 말하는 부촌의 건설사와 시행사도 모두 하노이에 있을 정도로 실세로 빠르게 부상하면서 기존의 중심도시였던 호치민에 사는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정공의 김봉기 과장은 “하노이와 호치민은 기본적으로 산업군에서 차이가 있다”며, “하노이가 건설과 광산, 첨단산업 위주로 경제구조가 형성돼 있다면, 호치민은 전통적 기계산업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의 기계공업이 발달하면서 자국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알게 모르게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 베트남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원공사의 김용택 대표는 “베트남 시장이 수입기계에 대해서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통관이 까다로워졌다”며,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가 높아졌고, 신제품 장비는 중국이나 대만제의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에 한국 기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Epilogue
지금까지 3회에 걸쳐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국내기업들의 모습과 성공 사례,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들을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빌려 소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은 지금 과거 우리나라가 겪었던 만큼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양상이나 속도를 예측하는 데 잠시라도 게을리한다면, 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점이다.
기사에 실린 내용이 ‘금과옥조(金科玉條-소중히 여기고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나 교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수경기의 불황을 비롯한 여러 여건으로 인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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